2021년 9월 미국, 호주, 영국이 모여 출범시킨 ‘오커스(AUKUS)’의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1 AUKUS가 불러 일으킨 논란과 반응 중에 많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의 반응도 중요하다. AUKUS가 호주에 대한 핵추진 잠수함 지원을 통해 역내 중국의 활동, 무엇보다 해양에서 중국의 활동을 억제하고 차단하려는 의도라면 그 무대가 되는 남중국해 지역 동남아 국가들의 반응은 중요하다. 동남아 개별 국가에 따라 AUKUS에 대한 반응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AUKUS를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AUKUS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냈다. 필리핀은 반응을 나타내는 주체 별로 입장이 다소 엇갈린다. 베트남과 싱가포르가 다소 긍정적 반응을 내기는 했지만 이 역시 완전한 환영이라 보기는 어렵다. 싱가포르 내에서도 일부 비판적 목소리가 존재한다.
AUKUS에 대한 동남아 국가들의 미온적 반응 혹은 비판적 반응의 원인은 무엇일까? 동남아 국가들의 AUKUS에 대한 반응 이면에는 미국의 동남아 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호주에 대한 경계심이 자리잡고 있다. 비단 AUKUS뿐 아니라 최근 전략 상황, 즉 미국 정책에서 아세안의 소외와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 약화 등이 아세안 불만의 근본 원인이다. 이런 동남아의 반응은 한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함의도 있다.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더욱이 한국은 미국, 호주의 인도-태평양(Indo-Pacific) 전략과 신남방정책 사이의 연계점을 찾으면서 동남아 방면에 대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의 미국과 호주 전략에 대한 인식은 한국의 대동남아 정책,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협력에 중요한 함의를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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