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F 아세안·인도·남아시아 전문가포럼] 인도와 캐나다의 갈등: 칼리스탄(Khalistan)의 긴 그림자

인도와 캐나다의 양자관계가 국제사회에서 주목받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1950년대 이후의 인도와 캐나다 관계를 평가한다면 ‘중간세력(Middle Power)’ 사이의 ‘제한된 협력관계(Limited Cooperation)’라고 볼 수 있다. 국력을 기준으로 볼 때 두 국가는 자신이 속한 지역정치체계 내에서만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간세력이다. 또 지정학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적극적인 협조나 우발적인 분쟁의 여지가 적으며, 상품교역에 있어서도 2022년 캐나다는 인도의 교역량의 0.7%, 순위로는 35번째이며 인도는 캐나다의 10번째 교역대상국이지만 그 비중은 0.9%였다. 바꾸어 말한다면, 인도와 캐나다는 서로에게 ‘있어도 별 부담이 안 되고, 없어도 크게 아쉽지 않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2023년 6월, 이 제한된 협력관계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 출신 캐나다 시민인 시크교(Sikhism) 지도자가 인도 정부의 공작 또는 지원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강력한 의혹이 제기된 것이었다. 캐나다 내에서 인도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고, 같은 해 9월 뉴델리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인도와 캐나다 수상은 공식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교역 확대라는 명목으로 겨우 비공식회담이 열렸지만, 이 자리에서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는 ‘시크교 지도자 살해사건에 대한 인도 정부의 개입’ 문제를 제기했고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는 ‘캐나다에서 벌어지는 칼리스탄(Khalistan) 운동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현안(懸案) 자체가 매우 적을 것처럼 평가되었던 양국 간의 관계가 공식적이고 노골적인 긴장 상태로 전환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직접적인 원인으로 표출된 것은 시크교 지도자의 살해였지만, 그 배경에는 일부 시크교도(Sikhs; 이하 시크)의 ‘칼리스탄 운동’이 있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시크교와 칼리스탄 운동에 대해 설명한 후에 칼리스탄 운동에서 비롯된 인도와 캐나다의 갈등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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