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2022년의 북한 문학은 방역정책과 담론을 중심으로 코로나19를 반영하고 있으며, 팬데믹을 횡단하는 북한 주민들의 경험을 징후적으로 담고 있다. 문학장에서 펼쳐진 방역 선전과 문학 텍스트를 살펴본 이 글에서는 북한 문학의 팬데믹 재현 양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첫째, 비상방역체계가 가동된 2020년에는 코로나19를 사회주의 제도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문학장에서도 비상방역 선전을 전면화했다. 둘째, 2021년에는 6·25 전쟁기의 ‘세균전’을 호명한 수령형상문학을 통해 코비드 제로의 북한을 ‘깨끗한 땅’으로 환유하면서 김정은의 방역정책의 정당성을 문학적, 이념적으로 확보하고자 했다. 셋째, 2022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겪은 봉쇄의 경험은 ‘고요’로 표현되었으며, 부족한 물자와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인민들의 ‘덕과 정’으로 이겨내는 서사는 김정은의 재난 리더십으로 표상되었다. 북한 문학은 코로나19 관련 정책과 담론을 내면화하면서 주민들의 심리적 동요를 수습하고 위기를 통과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감염병 경험을 반영한 텍스트에는 불안한 감정과 위태로운 현실의 이면이 드러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이 팬데믹을 경험하는 구체적인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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