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초기에 외국인 노동자의 대규모 발병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으나, 철저한 방역 조치를 통해 2월 현재 수 주일간 지역사회 확진자가 0명에 가까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리 이하 범정부 태스크포스 및 지도급 인사들은 한순간의 긴장 이완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전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도 정부는 현재까지의 효과에 대해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효과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는 비록 전 국민에 대한 접종이 이루어지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피력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는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대면과 화상 방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MICE)를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의 대표적 연례 국제행사인 싱가포르 국제사이버주간(작년 10월 초), 싱가포르 국제에너지주간(작년 10월 말) 및 플러턴 포럼(올해 1월)에 이 방식을 실험했다. 금년 6월 개최 예정인 샹그릴라 대화와 8월 개최 예정인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그간 발전시켜온 방역 절차와 하이브리드 MICE 기술을 결합하여 철저한 방역하에서도 MICE 허브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음을 과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상황하에서도 작년 3월 말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선도적으로 제출했다. 이는 대유행병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경제 이익확보와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려면 녹색회복(Green Recovery)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싱가포르를 국제 그린파이낸스의 허브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도 진행시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의 피해를 보전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업종 지원을 위해 총 5차례에 걸쳐 약 1천억 싱가포르 달러(약 84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패키지도 실행했다.
싱가포르의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위기 시 정부가 발신하는 메시지가 명료하고 일관성이 있으며, 현 단계 이후의 상황을 미리 준비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국민들은 정부의 대처와 발표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따라줌으로써, 방역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간 모범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해 온 우리나라도 싱가포르의 백신 경험이 주는 교훈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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