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안보 확보와 일대일로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서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경제협력을 핵심으로 하는 중동정책을 시행해 왔다. 이를 통해서 중국은 복잡한 중동 내 역학구도 속에서도 국가 간, 종파 간, 민족 간 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오히려 중동지역 내 주요 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역내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여전히 에너지자원 확보와 일대일로 추진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가능한 기존의 중동정책을 고수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미중간 전략경쟁의 심화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로 중국의 핵심이익이 침해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중동정책이 변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아직 단언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중국공산당 통치체제에 대한 미국 및 서구국가들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국은 중동 내 권위주의 국가들과의 정치연대를 구축하거나, 이란과의 관계 강화를 계기로 중동 내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할 개연성이 존재한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철수로 신장 자치구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ast Turkestan Islamic Movement, 이하ETIM) 세력이 결집하고 신장 자치구의 불안정성이 높아진다면 중동지역에 대한 중국의 군사력 투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이런 점들을 계기로 중국이 경제협력에 치중했던 기존의 중동정책에서 전환하여 역내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그로 인한 파장과 대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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