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원자력(atomic power)’이 첨단기술이 총동원된 복합사업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데 주목한다. 원자력은 기술집약적인 동시에 군사적, 상업적 사용이 모두 가능한 이중 용도 산업으로써 ‘군사안보(억지력 강화)’와 ‘경제안보(기술표준 경쟁)’ 양 차원에서 모두 중요한 의미가 있는 대표적인 군산복합체 중 하나이다. 그러나 중국이 원자력 기술 발전과 원전 수출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두자 미국과 서방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긴장감은 단순히 미중 간 기술 격차가 좁혀졌다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첨단기술처럼 국제규범이 미성숙하거나 다양한 기술표준들 간에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규범의 공백(vacuum of norms)’ 지대에서 중국이 중국식 표준과 규범 짓기를 시도함으로써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 같은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과 이를 규제할 중국식 국제규범의 개척 및 전파를 통한 국제적 영향력 행사가 이른바 중국의 ‘원전굴기(原電崛起/중국명 핵전굴기(核電堀起))’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본 연구에서는 중국의 원전굴기가 일대일로 전략과 함께 공세적 원전 세일즈로, 미중 경쟁이 격화되면서는 중국식 원자력 기술표준 및 규범 경쟁으로 비화되고 있음을 미중경쟁 시대 중국의 원전굴기를 위한 대내외적 행보를 추적하고자 한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원자력으로 대표되는 첨예한 미중 기술표준경쟁에서 한국이 어떻게 소모적인 갈등은 최소화하고 실리를 취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본 연구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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