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안전 보장의 줄임말로 그 사전적 의미는 ‘다른 나라의 침략이나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2차 대전 이후 아시아에 불어 닥친 국민국가 시대는 배타적 경계 설정이 핵심이기에 안보야말로 국체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소였다. 그리고 냉전기의 안보는 실질적인 무력의 행사를 통한 침략을 방지하는 국방의 측면이나 국내 이념갈등으로부터 사회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에서 중요시되었다. 반면, 1990년대 이후,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바탕으로 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대세가 된 지금과 같은 시대의 안보는 다각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아세안(ASEAN)이라는 공동체를 형성했지만, 10개의 회원 국가와 1개의 비회원 국가가 섞여 각자의 안보를 내세우는 동남아시아는 21세기 안보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무대다.
서강동연 이슈페이퍼 10호는 동남아 안보의 다양한 얼굴들 가운데 외교 안보, 경제 안보, 식량 안보에 주목하였다. 먼저 지난 2021년 11월 5일 열린 고려대학교 박번순 교수의 “아세안의 시간: 동남아 경제의 특성과 전망” 강연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아세안 단위의 안보정책을 살펴보는 두 번째 글은 미얀마 사태에 대응하는 아세안 경제 안보의 모순을 드러낸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주요작물 수입을 통해 최근 가장 주목받는 주제인 식량 안보 정책의 변화와 특징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외교 안보에 관해 지난 호에 이은 <동남아외교: 비젼과 프랙티스> 시리즈의 두 번째로 강소국 싱가포르가 자신들만의 외교 원칙을 지켜가는 양상을 다루었다. 이번 이슈페이퍼에 실린 글들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안보와 경제와의 밀접한 상관성을 엿볼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