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미·중의 양자택일 강요에 대한 ASEAN 국가들 의 전략적 선택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현재 미국과 중국이 벌 이고 있는 패권전쟁은 일차적으로 어느 일방이 승리 또는 패배가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며, 정치, 경제, 안보 등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상호 체제와 이념의 대결로 가는 총력전이 전개될 것 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세계의 대부분 주요 국가들, 특히 아시아 지역의 모든 역내국가들에 대해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향후 동남아 ASEAN 국가들의 전략적 선택은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 중에 하나일 것이다. 첫째, 불가피하게 사실상 미국의 편에 서는 것, 둘째, 불가피하게 사실상 중국의 편에 서는 것, 셋째, 어떠한 경우에도 끝까지 선택을 하지 않는 것 등일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 국가들이 선호할 것으로 보이는 “끝까지 선택하지 않는 방안”이란 다름 아닌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미·중 양측의 눈치를 살피다가 마지막 순간에 승리하는 쪽에 편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최종적으로 승리한 패권국은 자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정치경제 질서를 재편하는 전후처리 과정에서, 처음부터 확실하게 자국을 선택한 국가들과 계속 눈치만 보다가 마지막 순간 자국에 편승한 국가들과는 상당히 다른 차별적인 대우를 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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