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아세안 협력의 현황을 살펴보고 그 성과를 평가한 뒤,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정부와 정책연구소뿐만 아니라, 국내외 동남아 및 외교전문가들이 한결같이 한-아세안 협력을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이 평가는 협력의 한 단면만을 본 것이며 좀 더 장기적이고 전면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냉정한 평가와 건설적인 비판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지난 40년 동안의 양자관계를 살펴보면, 한-아세안관계는 무역, 투자, 관광 등 경제적인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고, 경제적 협력을 수반하고 뒷받침하는 사회문화 분야의 협력과 교류 또한 크게 활성화되었다. 1997-98년 경제위기 이후 역대 정부들은 모두 한-아세안 협력에 관심을 보였고, 실제로 양자관계도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그 분야는 경제 및 사회문화 분야로 한정되고, 기업과 민간부문에 비해 정부정책의 기여도도 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향후 정부가 중점을 두어야 할 영역은 – 자유주의 사조가 지배하는 국제경제나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사회 문화 영역 대신 – 정치, 외교, 군사안보 등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영역이야말로 정부 본연의 영역이며, 한-아세안 협력이 가장 취약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차기정부에 바라는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하기보다는 한국이 아세안의 “실질적 동반자, 영원한 친구”가 되기 위한 장기적 비전과 중장기적 전략을 필자 나름대로 제시한다. 보론으로 과거 국내 동남아 전문가들이 참여했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되돌아보고, 필자가 제안한 아세안 연대론의 중요성과 의미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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