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국과 중국 사이 ‘신냉전’의 위협에 대응하 여 한국과 아세안은 그 군사적 충돌을 견제하고 평화적 협력을 견인하는 역사적 과제에 직면한다. 중국 중심적 중화질서(1368-1840), 서구중심적 식민질서 (1841-1940), 일본중심적 대화(大和)질서(1941-1945), 미소중심적 냉전질서(1946-1990) 등 동아시아의 모든 지역질서는 강대국 중심적 위계구조를 공유하며, 한반도와 동남아는 그 주변적 위상을 공유한다. 동북아에서 동남아까지 동아시아 전역이 공산진영과 반공진 영으로 분단되는 냉전질서의 경우, 한반도와 동남아는 유럽의 ‘차가운 평화’와 대조되는 ‘뜨거운 전쟁’에 휩쓸린다.
그 열전의 현장이 한국전쟁(1950-53)의 동북 아에서 베트남전쟁(1955-75)의 동남아로 이동함에 따라 1967년 출현하는 아세안의 한국에 대한 위상도 ‘전장’으로 정위된다. 그러나 1989년 미소냉전의 종식 이후 가속 되는 세계화와 지역화에 따라 동북아와 동남아의 연계가 강화되고, 한국에 대한 아세안의 위상은 ‘전장’에서 ‘시장’으로 재편된다. 한국무역의 중심적 시장도 1990년 미국(25.6%)ㆍ일본(22.0%)에서 2020년 중국 (24.6%)ㆍ아세안(14.7%)으로 교체된다. 그와 같이 급속 하게 성장하는 ‘시장’을 바탕으로 2015년 출범하는 아세안공동체(ASEAN Community)는 동아시아의 공동가치와 공동이익에 관한 공론의 형성을 주도하는 ‘광장’ 으로 부상한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모든 세력이 지지하는 ‘아세안 중심성’은 그 규범적 기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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