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그 10년간의 성취와 희망

2020년 12월, 튀니지에서 발화한 자스민 혁명이 십 년이 되는 시점을 맞이한 이때부터 세계 각국은 아랍의 봄이라 불리운 십 년간의 세월을 앞다투어 보도하기 시작했다. 매체들은 지난 10년간의 연대기를 나열하며 되짚어보기도 하고, 다른 스피커들은 혁명의 불길이 번져가는 순서를 쫓아 나라별로 그 현상과 한계를 분석해서 선보였다. 활자 밖에선 혁명을 이끌어낸 시민들이 다시 십 년 전의 그 광장에 모여 혁명 이후 세워진 정부를 상대로 또다시 혁명을 해야 한다고 부르짖고 있고, 이들로부터 정권을 지켜낸 정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시는 혁명의 불씨가 피어나지 않도록 은밀하게 사태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모두의 대다수는 아랍의 봄 이후의 십 년이 그 이전보다 더 춥고 모질었다고 토로하면서, 어쩌면 그날은 아랍에 봄이 온 것이 아니라 겨우 겨울의 초입이었다고 낙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아랍의 봄은 온전히 실패하기만 한 것일까? 본고는 십 년 전 분출한 연쇄 혁명이 오늘날까지 불안정한 상태에 머무르게 된 원인과 그 불완전성 속에서도 이루어낸 지난 십 년 간의 성취들을 짚어보고자 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