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세계경제포럼(WEF) 화상회의가 1월 17일부터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1일 막을 내렸다. 이는 시주석이 올해 처음으로 참석하는 다자외교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중국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인식과 대응 방향을 관측한다는 측면에서 시주석의 연설이 주목받았다. 시주석은 연설에서 대선론(大船論)에 기초한 국제공조와 진정한 다자주의(真正的 多邊主義)를 강조하였다.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에 대한 불만을 지난해보다 뚜렷이 드러냈다. 양국이 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과학기술・가치 등에서 전략경쟁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주석이 연설에서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대내외 경제 위협 요소를 강조하였는데, 중국이 2022년에 경제성장보다 안정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진핑 주석의 ‘진정한 다자주의’ 강조는 미중 전략경쟁의 맥락에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쿼드, 쿼드 플러스, 미국·영국·호주 삼자 안보협력 등 소다자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이다. 중국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유엔, G20 등 다자협력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소다자 협력이 ‘편협적’이며 냉전적 사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연설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2022년 외부 경제환경이 녹록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재확인시켜주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상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중간 경제갈등과 탈동조화(decoupling)가 심화할 것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경제 기본틀’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 기본틀’을 중국봉쇄를 위한 경제적 기제로 인식할 것이다. 그러한 미중 사이에서 우리의 대응방안을 전략적으로 마련해 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