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strong>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정학적 중간국의 부상과 중견국 외교론</strong>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중 전략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전환기 국제정치 및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구조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에 모두 근본적 도전을 제기하면서 지구적 권력 구도의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기반으로 탈냉전 시기 확립된 미국 패권 체제는 시간과 함께 지구 정치의 다양한 변화 요구와 함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이 전쟁은,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무엇보다 유럽 방면으로부터의 서방 세력의 자국 영향권에 대한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벌인 러시아의 전쟁이다. 탈냉전 이후 러시아를 안보 체제의 구성원으로 포용하지도 못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한 서방은 이번 전쟁으로 유럽 안보체제의 새로운 구축을 위한 큰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또한 이 전쟁은 흔히 유라시아에서 러시아 중심의 제국적 질서를 재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도 읽힌다. 전쟁을 통해 러시아는 기존 유럽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유라시아 방면에서의 연대를 새롭게 재구축하는 방향으로 자국의 대전략을 전환 내지 재정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