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시의 당선과 미국-이란 비핵화 협상

지난 6월 18일 시행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현 사법부 수장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되었다. 헌법 수호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중도 및 개혁파 유력 후보들이 대선 후보자 명단에서 빠지면서 선거 전부터 라이시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었다. 투표율은 48.8%로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러한 선거의 낮은 투표율을 강조하는 서구 언론에 대하여 정당성을 떨어뜨리려는 이란의 적들의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라이시의 당선에 대하여 이란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스라엘의 반감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스라엘의 나프탈리 베넷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라이시의 당선에 대해 서방 세계를 깨우는 “모닝콜(wake-up call)”이라고 말했다. 또한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은 라이시를 수천 명의 이란인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극단주의자라고 칭하면서 이란의 핵 야망 실현을 모색할 인물로 규정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경계 속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과 이란 간의 핵협상에 대한 파급효과이다. 8월 3일 이란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인 라이시는 주로 사법부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따라서 외교 문제, 특히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부문에 있어서는 경험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상대적으로 외교 문제를 많이 다루지 않았던 라이시가 비핵화 협상을 어떻게 추진할지 관심이 크다. 물론 외교정책은 이란의 대통령보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의중에 따라 결정되어왔기에 기본적인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략적 접근에 있어서 차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