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우간다와 앙골라, 스페인 주재 대사관, 홍콩 주재 총영사관 등 재외공관을 폐쇄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재외공관 폐쇄를 준비하고 실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지연되다가 최근 국경 개방으로 대사관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재외공관 축소의 첫 번째 요인은 재정적인 문제이다. 북한 재외 공관들은 본국으로부터 재외공관 운영비 지원이 끊기고, 자체적으로 운영비를 조달해왔다. 국제사회 대북제재 지속으로 재외공관의 운영비 자체 조달마저 어려워지자 결국 재외공관을 폐쇄,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둘째, 북한과의 외교관계에 부담을 느낀 국가들에 의해 불가피하게 북한이 외교관계를 축소하는 것일 수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북한 외교관의 불법행위로 인해 비난을 지속해왔고, 이러한 북한의 불법행위에 부담을 느껴 자의든 타의든 재외공관의 축소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셋째, 북한 재외공관 재편은 신냉전적 구조에 편승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최근 중·러·북 밀착관계를 심화시키는 신냉전적 편승 전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종의 대외공관 구조조정으로도 보인다. 앞으로도 북한은 중점국가와 비중점국가로 분류해서 사업실적이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국가 중 자체적으로 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하는 재외공관을 추가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와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밀착시키고 북한 정세에 유리한 지형으로 활용하려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다. 특히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하거나 우회하기 위해 제3국을 활용했던 것처럼 북한은 신냉전적 구도 활용과 핵무기 고도화 전략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재외공관 재편을 시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이 외교관계 재편을 대북제재 회피와 우회의 수단, 그리고 핵전력 고도화를 위해 악용하는지 적극적으로 감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재외공관 폐쇄를 한국 외교적 자산의 확대 방안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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