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국제테러단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시도를 지속해왔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아프간 전역을 대상으로 양귀비 재배를 엄격히 금지하였으며, 적발 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의거하여 엄중한 처벌을 예고한 것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UNODC는 아프간 내 양귀비 재배가 약 95% 급감하였으며, 아편 생산 역시 급락하였다고 보고 하였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의 양귀비 재배와 아편 제조량 급감이 희망적인 전망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첫째, 아프간 농촌 지역은 양귀비를 재배하여 이를 아편 제조업자에게 판매함으로써 소득을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귀비 재배 면적 감소는 아프간 농가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귀비 재배 감소는 당장 아프간 내 절대 빈곤의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결국 인도주의적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둘째, 아프간산 합성마약 시장의 급성장이다. 탈레반의 양귀비 재배 엄금 조치에 따라 주력 생산 마약류도 변화하게 된 것이다. 현재 아프간에서 주로 생산하기 시작한 합성마약은 메스암페타민인데, 아프간에서 제조되는 메스암페타민이 인접한 국가에서만 적발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프리카와 유럽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중국에서도 적발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이 필요하다. 아프간 내 경제 개발이 단기간 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프간은 더욱 메스암페타민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국내 마약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동남아 마약 시장과 중국 마약 시장에도 아프간 마약 시장이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합성마약 가운데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는 마약은 메스암페타민이며, 국내 마약 시장은 동남아와 중국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경우, 국내 마약 시장의 변동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아프간 마약 시장의 변동에 대한 지속적인 주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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