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현재의 국제질서를 ‘신냉전’ 혹은 ‘다극체제’로 규정하고, 이러한 국제질서 변화를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중·미러 관계가 악화되는 국면에 주목하여, 북중·북러 관계를 강화하여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력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신냉전 구조 활용구상의 특징은 첫째, 수동적 대외전략보다는 능동적 대외전략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국제정세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둘째,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서 북한과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재설정한다. 북한은 스스로를 핵무기를 보유한 이른바 전략국가이자, 중러와도 대등한 강국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셋째, 공세적·모험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현재 북한은 공세적 핵독트린을 발표한 것은 물론이고 핵무기 사용을 전제한 군사훈련을 서슴없이 실시하고 있다. 넷째, 미국 우선 외교로부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제정세가 미국 중심 단극체제인 상황에서는 북미관계가 북한 외교의 최우선 과제였으나, 냉전적 갈등구조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북한은 북중, 북러관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다섯째, 북한은 신냉전 구조를 일시적·국면적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북중러 연대의 취약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북한은 현재 조성된 국면을 최대한 활용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신냉전 활용구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신냉전 구조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냉전기와 달리 중러와 수교한 국가로서 한국의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 둘째, 한반도 위기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북한의 도발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진영 구조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셋째, 최근 빠르게 심화되고 있는 북러 군사협력을 차단하고, 대북제재가 약화되지 않도록 한중·한러관계를 관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 주변국 리더십 교체 등 다양한 안보상황 변화에 대한 대비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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