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군부 실세로 꼽히는 박정천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정지도부장에 임명된 것이 확인되었다. 군정지도부는 2020년에 신설된 조선노동당 내 새로운 군 검열조직으로, 설립 후 3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이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 군정지도부에 대한 평가는 핵무기 고도화와 관련한 김정은 정권의 최근 군사전략과 군부에 대한 당과 지도자의 통제, 군부 통제를 담당하는 기구 간 갈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인 당-국가 체제라는 일반적 보편성을 보유하면서도 수령을 중심으로 한 1인 독재체제라는 특수성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군에 대한 통제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조선노동당에 의한 조선인민군에 대한 통제가 확립되었고, 최고지도자인 ‘수령’을 결사옹위하는 북한의 특수성도 강요되었다. 김정은 정권에 들어와서는 체제 유지 전략으로 당 기능의 정상화를 내세웠고, 수령이나 국방위원회 중심의 북한 군대의 운영과 통제도 약화했다. 김정은 정권의 당 중심 통제가 강조되던 중에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의 권한과 역할이 축소되고, 총정치국장의 위상이 약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같은 시기 조선노동당 내 군사 업무를 담당했던 군사부가 확대·개편되어 군정지도부가 설립되고 총정치국의 당적 지도 및 검열 기능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군사 부문 지도·감독 권한도 군정지도부로 이전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군정지도부장으로 임명된 최부일, 오일정, 박정천 등은 군정지도부의 위상 강화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군정지도부 운영의 의의는 첫째, 김정은 정권이 유일한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핵과 전략무기 고도화가 북한 군부의 성과로 치환되는 상황을 당적 통제를 통해 사전 차단, 둘째, 김정은 정권이 체제 유지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군부를 ‘당-국가’ 체제 정상화 시도와 군부에 대한 당적 통제 강화를 통해 안정화 도모, 셋째,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김정은 개인 수준에서도 위협 세력을 통제, 관리하려는 수단, 넷째, 중첩, 다중적 군부 통제를 통해 군 통제기구 간 알력과 갈등을 관리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군정지도부를 통해 강압 통치를 지속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체제에서 군부가 여전히 체제 불안 요인으로 드러난 만큼 ‘당-군 관계’ 변화와 군부발 체제 불안에 대비한 우리의 대응 전략을 지속해서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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